안녕하세요.
서형준 작가입니다.
작가 라디오
작가가 들려주는 작품 설명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패턴이 화면을 감싸듯 펼쳐지며 감각을 자극한다. 원형과 격자, 곡선과 점이 서로 엮이며 리듬과 구조를 만든다. 중심 없이 흘러가는 구성은 마치 감정의 파편들이 부유하는 풍경처럼 느껴지며, 화면 곳곳에 배치된 붉은 원은 고동치는 심장처럼 시선을 붙잡는다. 이 회화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유영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내면의 소리를 듣게 만든다.

강렬한 색면과 기하학적 도형이 충돌하듯 조화되며 생동하는 화면을 구성한다. 빨강과 파랑, 초록의 대비는 시각적 긴장을 유발하고, 안쪽으로 수렴하는 삼각 구조는 중심을 향한 의식을 암시한다. 반복되는 점과 선은 박동하듯 리듬을 만들어내고, 흰색의 여백은 감정의 숨구멍처럼 기능한다. 이 회화는 감정, 구조, 리듬이 결합된 추상적 언어로 내면의 풍경을 직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유기적인 곡선과 기하학적 패턴이 겹겹이 중첩되며 다층적인 공간감을 형성한다. 강렬한 원색과 부드러운 중간색이 공존하며 감정의 파동을 시각화하고, 곳곳의 선과 점은 언어 이전의 리듬을 연주하듯이 흐른다. 형태는 구체와 추상을 넘나들며, 하나의 인물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회화는 분열된 감각의 단편들을 하나의 의식 흐름으로 엮어내려는 시도로 보이며, 보는 이를 깊은 사유 속으로 끌어당긴다.
감정의 표면을 그리는 사람
말보다 빠른 손의 움직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감정과 기억을 끌어올립니다. 서형준 작가의 회화는 그렇게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색과 선이 얽히고 쌓이며 태어납니다. 형태는 처음부터 계획되지 않고, 철저히 즉흥적인 제스처로 출발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덧칠과 망설임, 반복과 리듬이 겹쳐 있습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스토리 아트’라 부릅니다. 내면의 시간과 서사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감정의 흔적이 화면 위에서 시각화되고, 그것은 다시 관람자의 기억과 정서를 건드립니다. 그렇게 작품은 누군가의 기억 속 장면을 불러내고, 이름 없는 감정에 색을 입힙니다.
작가가 그린 장면은 작가의 것이지만, 그 앞에 선 순간부터는 관람자의 것이 됩니다. 서형준 작가는 회화가 하나의 ‘감정의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정된 해석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해석의 여백을 남긴 채 열린 상태로 머무는 그의 작품은, 보는 이의 감정으로 완성되기를 기다립니다.
작가 작품

파울리나
10,000,000원

에라토
10,000,000원

엘비라
12,000,000원
작가 인터뷰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작업을 주로 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서형준입니다. 저는 추상회화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감정의 구조’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형태보다는 감정의 흐름, 기억의 조각, 삶의 리듬 같은 비가시적인 요소들을 색채와 선, 텍스처로 표현합니다. 작품을 통해 관람자 분들이 자신의 기억이나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영할 수 있도록, 여백과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두는 편입니다.
Q2. 실제로 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네, 한 분이 제 그림 앞에 오래 서 계시더니 “이 그림을 보며 제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위로를 받았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 순간 정말 큰 울림이 있었죠. 또 다른 분은 매일 출근 전에 그림을 잠깐씩 보고 나가신대요. 그런데 그날그날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림이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건네는 존재가 된다는 게 참 감사했어요.
Q3. 작가님의 작품이 집이라는 공간에 놓였을 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집은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고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하는 공간이잖아요. 저는 그림이 그 공간에서 말없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감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그림이기에, 보는 분들마다 각자의 기억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비춰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단순한 인테리어를 넘어,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한 조각의 온기 같은 존재랄까요.
Q4. 내 작품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그것’(요소)은?
저에겐 ‘감정의 흐름’이 빠질 수 없는 핵심이에요. 구체적인 형상이나 설명보다 중요한 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얼마나 솔직하게, 생생하게 화면 위에 담아내느냐예요. 선 하나, 색 하나에도 감정이 깃들어야 그림이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저에게 회화는 감정을 건네는 또 하나의 언어죠.
Q5.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한다면?
처음 제 그림을 보신다면 ‘무엇을 그린 걸까?’보다는 ‘내가 지금 어떤 느낌을 받고 있지?’를 떠올려보셨으면 해요. 추상회화는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오니까요. 마음이 가는 색, 눈에 머무는 선 하나만 따라가셔도 충분합니다. 그 순간부터 그림은 관람자분의 이야기가 되어가기 시작하니까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한 걸음 멈춰서 바라봐 주세요. 그림은 늘 조용히 먼저 말을 걸어오니까요.